난임 일기: 우리 품으로 오려고 했던 작은 딸에게
네가 찾아올 줄 알고 기뻐하던 4월 4일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네 엄마는 연신 생글생글 웃었어. 물론 나도 기뻤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약 2년 동안 너를 꼭 만나고 싶어서 마음고생 하며 지냈으니 당연해.
네 엄마는 오늘 날짜가 하필 이래서 좀 신경 쓰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
하지만 난 그런 미신 같은 건 잘 믿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며,
오히려 전날 네 언니 생일 기념으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어.
4월 3일은 언니 생일이란다.
다섯 살이 된 언니도 널 많이 기다리고 있었어.
얼마 전부터는 장난감 유모차에 인형을 태우고 집안을 휘저으며 동생 돌보기 연습을 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언니는 네가 우리에게 오려고 했었던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해주지 않았거든.
언니는 이제 좀 컸다고 많은 감정을 느껴.
같이 영화를 보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기라도 하면 대성통곡을 해.
울음이 터진 언니를 끌어안고 달래느라 모처럼의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지만,
너도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기를 줄곧 바래왔어.
참, 사실 우린 아직 네 성별을 몰랐어. 엄마 뱃속에서 아직 아주 작았거든.
하지만 네 언니가 항상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딸이라고 부르기로 했었던 거야.
4월 4일, 붉은 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던 임신 테스트기를 눈앞에 두고도 확신을 할 수 없었어.
이유를 알 수 없던 난임 기간 동안 어려웠고, 간절하게 바래왔던 순간이었던 만큼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일단 곧장 다니던 병원에 전화하니 2주쯤 뒤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어.
그렇게 오래, 꼭 2주씩이나 기다려야만 하는 거냐며
네 엄마와 매일 같이 푸념 아닌 푸념을 하며 4월 18일을 기다렸어.
항상 예약 시간에 딱 맞춰 다니던 우리답지 않게 5분 일찍 도착한 그 날,
불안하고 속상한 소식을 듣게 되었어.
아기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거야. 혹시 모르니까 일주일 후에 다시 보기로 했지만,
일주일 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어.
그로부터 사흘 뒤 엄마 배가 많이 아팠어.
화장실에 들어가선 한참 동안 나오지 못했어.
안에서 많이 울기도 했었나봐. 한참 뒤에 나온 엄마 눈은 벌게져 있었어.
그리곤 침실에서 한동안 조용히 혼자 머물렀어.
네가 멀리 떠나던 순간을 보냈던 것 같아.
의외로 그때 난 덤덤했어.
그런데 며칠 뒤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문득 네 생각이 났어.
작은 몸으로 깜깜한 엄마 뱃속에서 홀로 얼마나 힘냈을지,
우리는 모를 너의 노력을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어.
엄마는 네 기억에 내가 우는 줄 단박에 알고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어.
조금씩 조금씩 진정돼가던 엄마를 다시 울려버렸지 뭐니.
그날 이후로 아빠는 절대 울지 않기로 마음먹었어.
생각해보니 잠시 동안이지만 네가 왔었던 것만으로도 기뻐할 일이었던 거야.
헤어짐은 슬펐지만, 네가 함께 있는 동안 행복했어.
와줘서 고마워.
우리 삼총사는 언제까지나 네가 우리에게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단다.
딸! 꼭 다시 찾아주렴. 엄마 품으로, 우리 품으로.
네가 찾아올 줄 알고 기뻐하던
4월 4일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네 엄마는 연신 생글생글 웃었어.
물론 나도 기뻤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약 2년 동안
너를 꼭 만나고 싶어서
마음고생 하며 지냈으니 당연해.
네 엄마는 오늘 날짜가 하필
이래서 좀 신경 쓰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
하지만 난 그런 미신 같은 건
잘 믿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며,
오히려 전날 네 언니 생일 기념으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어.
4월 3일은 언니 생일이란다.
다섯 살이 된 언니도 널 많이 기다리고 있었어.
얼마 전부터는
장난감 유모차에 인형을 태우고
집안을 휘저으며 동생 돌보기
연습을 할 정도였으니까.
물론 언니는 네가 우리에게 오려고 했었던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해주지 않았거든.
언니는 이제 좀 컸다고 많은 감정을 느껴.
같이 영화를 보다가
슬픈 장면이 나오기라도 하면 대성통곡을 해.
울음이 터진 언니를 끌어안고 달래느라
모처럼의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지만,
너도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기를 줄곧 바래왔어.
참, 사실 우린 아직 네 성별을 몰랐어.
엄마 뱃속에서 아직 아주 작았거든.
하지만 네 언니가
항상 여동생이 갖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딸이라고 부르기로 했었던 거야.
4월 4일, 붉은 선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던
임신 테스트기를 눈앞에 두고도
확신을 할 수 없었어.
이유를 알 수 없던 난임 기간 동안
어려웠고, 간절하게 바래왔던
순간이었던 만큼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일단 곧장 다니던 병원에 전화하니
2주쯤 뒤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어.
그렇게 오래, 꼭 2주씩이나
기다려야만 하는 거냐며 네 엄마와
매일 같이 푸념 아닌 푸념을 하며
4월 18일을 기다렸어.
항상 예약 시간에 딱 맞춰 다니던
우리답지 않게 5분 일찍 도착한 그 날,
불안하고 속상한 소식을 듣게 되었어.
아기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거야.
혹시 모르니까 일주일 후에
다시 보기로 했지만,
일주일 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어.
그로부터 사흘 뒤 엄마 배가 많이 아팠어.
화장실에 들어가선 한참 동안 나오지 못했어.
안에서 많이 울기도 했었나봐.
한참 뒤에 나온 엄마 눈은 벌게져 있었어.
그리곤 침실에서 한동안 조용히 혼자 머물렀어.
네가 멀리 떠나던 순간을 보냈던 것 같아.
의외로 그때 난 덤덤했어.
그런데 며칠 뒤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문득 네 생각이 났어.
작은 몸으로
깜깜한 엄마 뱃속에서
홀로 얼마나 힘냈을지,
우리는 모를
너의 노력을 생각하니 눈물이 흘렀어.
엄마는 네 기억에 내가 우는 줄 단박에 알고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어.
조금씩 조금씩 진정돼가던
엄마를 다시 울려버렸지 뭐니.
그날 이후로 아빠는
절대 울지 않기로 마음먹었어.
생각해보니 잠시 동안이지만
네가 왔었던 것만으로도
기뻐할 일이었던 거야.
헤어짐은 슬펐지만,
네가 함께 있는 동안 행복했어.
와줘서 고마워.
우리 삼총사는 언제까지나
네가 우리에게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단다.
딸! 꼭 다시 찾아주렴.
엄마 품으로, 우리 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