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6주에 나타나는 변화 [안정기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조금 안심]
흔히 임신 16주 이후부터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합니다.
임신 16주차 안정기란?
의학 전문 용어는 아니지만 임신 초기보다 유산 위험이 현저히 적어지고, 산모의 컨디션도 점차 좋아지는 시기이므로 '안정됐다'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입니다.
안정기에 들어선 산모의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산모가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느끼게 되는 이유는 임신 초기에 산모가 겪는 가장 큰 괴로움 중 하나인 '입덧'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임신 16주 무렵부터는 태반이 완성되며 호르몬 균형이 안정되어 입덧 증상이 진정됩니다.
외형적으로는 배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해 어엿한 임산부다운 모습으로 체형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갑자기 배가 수박처럼 커지진 않습니다. 다소 나온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헐렁한 옷을 입는다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수준입니다. 아직 임신 사실을 모르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면 눈치를 챌 수도 있습니다 : )
일상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배가 불러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볍게 외출하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살이 트기 시작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배가 커지며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힘에 피부가 손상을 입어 나타나게 됩니다.
하얗게 된 튼 살을 원래대로 복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예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크림이나 오일이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내의 손이 잘 닿지 않는 부위가 있다면 대신 발라주며 도와주세요.
임신 16주 태아의 변화
이 무렵 자궁 크기는 어른 머리 사이즈 정도로 커져 있습니다.
병원에서 초음파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처럼 배 속의 아기도 어느덧 많이 성장해있습니다. 외형뿐만 아니라 뇌, 심장도 발달하고 있는 중입니다. 뇌에서는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 부분 발달이 활발해진 상태이고, 심장은 하루 약 20리터 이상 혈액 순환을 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는 성별 확인이 쉬운 시기는 임신 20주 전후로 알려져있지만, 빠른 사람은 안정기에 들어서자마자 태아의 성별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아기 성별은 수정하는 순간에 정해져 있습니다. X 염색체만 가진 엄마 난자에 X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수정하면 딸(XX), Y 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수정하면 아들(XY). 임신 8주 차 정도가 되면 성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11~12주 차에 접어들면 아들의 경우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음경이 형성됩니다. 이 외부 생식기 여부로 성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면 16주 차, 늦어도 20주 차에는 성별을 확인하게 됩니다.
남자아이라면 초록색 점 부분에 고추가 보였을 겁니다.
태아의 자세에 따라서 성별이 확인이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이겠지만, 초음파 검사는 어디까지나 태아의 경과 관찰, 문제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 )
누가 봐도 어엿한 '사람' 모습이 되었습니다 : )
보통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시기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첫째 초음파 사진에도 이 포즈가 많이 있었습니다.
16주 검진 초음파를 통해 손가락과 발가락 개수가 5개씩 있는지 확인했고, 덤으로 성별로 확인하였습니다.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 성별을 알게 되어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다음 달 즈음에나 알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첫째 때는 늦은 편이었는데 둘째는 성별을 예상보다 빨리 알게 되었습니다.
배 속에서 자라는 새생명
성별 확인만큼이나 16~20주 사이에 나타나는 경이로운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태동.
세상사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시기 산모에게도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대체로 초산 임산부는 태동을 못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 이 시기 태동은 아기가 움직인 건지 그냥 배 속에서 가벼운 자극이 일어난 건지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태동이 있었더라도 잘 모른 채 지나가곤 합니다.
반면 첫째 출산 경험이 있다면 태동을 일찍 느낍니다. 아기가 커져 활발히 움직일 때까지 품고 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배 속에서 어떤 움직임이 태동이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되는 것이죠.
제 아내도 둘째 안정기에 들어서자마자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5년 만의 임신에도 불구하고 몸이 기억하고 있던 모양입니다. 다만 아직 태아가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들어있는 시간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자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태동을 느끼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차가 있습니다.
아내가 아직 태동을 느끼지 못했다 하더라도 정기 검진 때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 성장에 이상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가 좀 더 크면 확실한 자극을 느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건강히 자라 엄마 보란 듯이 움직일 거에요 : )
안정기에 들어선 임산부가 주의할 점
임신성 당뇨병
드디어 입덧에서 해방되며 식욕이 없던 사람도 슬슬 식욕이 돌아올 때가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이것저것 많이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식단 관리에 조심해야 합니다. 임신 20주 이후부터는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더라도 혈당 수치가 높아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산모 본인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태아에게 발생하는 위험으로는 발육 부전, 과체중아, 고인슐린혈증 등이 있습니다. 산모에게는 출산 후 당뇨병 재발 가능성이 커집니다.
당뇨병은 정말 무서운 질병입니다.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여 만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또는 혈당이 높아지더라도 심각한 상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식단 관리와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식단 관리는 단순히 양을 줄이기보다는 산모와 아이 건강을 위해 병원 상담을 통한 균형 잡힌 식단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배에 통증이 생기거나 배가 딱딱해지는 느낌이 들면 바로 운동을 중단합니다. 보통은 휴식을 취하면 자연히 나아지지만, 이상한 느낌이 계속된다면 담당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 관리, 체중 관리도 좋지만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걷기 운동이 가장 무난합니다.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질병에는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임신성 당뇨병과 함께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 중의 하나입니다. 임신성 고혈압은 대개 임신 20주 이후부터 출산 후 12주 사이에 발생합니다. 태아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태반 순환 장애가 일어나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태반으로 인해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 공급이 잘 되지 않게 됩니다. 심각한 경우 태아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임신성 고혈압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 왜 이 병에 걸리는지 원인을 알 수 없으므로 예방할 방법이 없다는 점과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나 다른 질병이 있던 산모라면 미리 담당의에게 알려놓을 필요가 있으며, 정기 검진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끝맺음
많은 걱정거리와 입덧,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로 고된 시간이었던 임신 초기를 잘 버텨온 아내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해줘야 할 때입니다.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앞으로도 조심해야 할 것은 많이 있습니다.
아내에 대한 변함없는 배려와 함께 앞으로 생길 변화에 하나씩 하나씩 잘 적응해나가, 조금은 힘들지 모를 이 시간이 훗날에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어떠한 증상이 마음에 걸린다면 다른 일 다 제쳐놓고라도 병원에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즐거운 일도 많이 생길 겁니다.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기용품을 준비하던 시간은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며,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아기를 기다리는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엄마와 아기 모두가 건강한 출산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